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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Movie

빨간 글씨로 썼어야 할 '파닥파닥'

by 리먼 2015. 4. 14.

파닥파닥

 

 

위 포스터를 보면, 횟집에 잡힌 고등어의 익사이팅한 탈출기가 생각된다.

그래서 아이들도 즐겁게 볼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다.

 

하지만 파닥파닥은 빨간색으로 쓰였어야 한다.

 

12세 이상 관람가이니, 애니메이션이니

제작의도와 관계없이 마케팅 시 어린이관객을 끌어들여야만 하니

할 수 없는 선택이였다곤 해도..

저 포스터는 너무너무너무 아쉽다.

 

'파닥파닥'을 저런 포스터의 내용인지 알고 본 아이들은 실망할테고,

어른들은 저런 유치한 내용에 관심 없을테고..

 

 

영화는 바다에서 살다가 잡혀온(바다출신과 양어장 출신이 있다.)

고등어 파닥파닥이 자연산 횟집의 수족관에서 탈출기 or 먹히기전까지의 시간을

박진감 있게 그리고 있다.

 

니모를 찾아서 같은 여행기가 아니기에 영화의 공간배경은 자연산 횟집의 파닥파닥이 들어있는

수족관에서의 일과 창 밖으로 보이는 것이 전부이다.

 

 

파닥파닥이 들어온 수족관에는 규칙이 있었다.

 

올드넙치의 지휘하에 광어,농어,우럭,놀래미,곰치 가 인간들로부터의 손길(도마로 올라가는)을

죽은 척 하며 피하고 있었던 것이다.

 

 

올드넙치는 배수관 아래에 숨어 오랜시간 수족관에서 살아남았고,

바다 출신이기에 다른 양어장 출신의 압도적 카리스마적인 존재이다.

올드넙치가 소집을 모으면 일렬로 좍 서고, 넙치가 예수의 십자가의 형태로

날아올라있는 모습은 그 카리스마를 그대로 보여준다.

 

하지만 그들은 수족관을 탈출하고 싶은 마음은 없다. 그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기에,

하루라도 더 살기 위해 죽은척을 하고 있는 것 뿐이다.

 

하지만 파닥파닥은 그럴 수 없다! 그리운 바다로 돌아가야만 한다!

 

 

괴상한 파닥파닥을 가장 챙겨주는 놀래미.

올드넙치 이외에 5마리의 수족관 동료가 있다.

(마치 교도소의 방 같은 느낌이다. 어디로도 갈 수 없고, 할 수 있는 것도 없고,

다만 방장의 말대로 따르며 살아갈 뿐이다)

 

놀래미는 동생, 아기 캐릭터(순진)

광어는 아줌마, 이모 캐릭터(대세를 따름)

농어는 바보, 잠보(아무 생각 없음. 의욕 없음. 정준하 캐릭터)

우럭은 끄나풀,이방(약자에게 가장 강함)

 

 

그리고 곰치는 서열 2위.

자신의 보스를 설정하고 그 아래에서 무리를 관리한다.

 

그들은 먹히기 위해 잡혀와서 그 곳에 있는 것 뿐이다.

그러니 밥을 주지도 않는다.

그렇기에 그들은 가끔씩 들어오는 다 죽어가는 물고기를 먹으며 살아간다.

같은 물고기를 먹으면서..

(나중에 올드넙치는 넙치를 먹는다)

 

 

-마치 그림만 보면 걱정해주고 있는 것 같지만..

 

물고기의 살이며 내장을 파헤져 먹는 모습이.. 물고기라고 이미 생각되지 않고 있기에 너무 잔인했다.

회가 떠 질 때도, 떠진 회가 접시에 올라져 있을 때도(얼굴이 같이 올라간다)

회가 사람들에 의해 먹혀질 때도. 그 모습이 참 징그럽고 충격적이였다.

하지만 생선 입장에선 당연히 먹히고 살해당하는 거겠지.

생선이 생각할 수 있는 뇌가 있다면. 

 

 


 

스토리, 각본이야 최고였고.

그림체, 영상미도 굉장히 좋았다.

사실적인 그림이 어둡고 힘든 내용과 너무 어울렸다.

가끔 노래가 나오면서 추상적인 이미지로의 표현도 너무 좋았다.

 

좁은 수족관 안에 빽빽히 갇혀서 도마에 올라갈 때만 기다리고 있는 생선들.

그 눈동자는 눈동자가 없게 표현헀다.

스토리를 진행하는 물고기와의 차이점을 둔 듯.

그렇기에 그 물고기들은 물고기로 느껴지지만, 그만큼 절망만이 느껴진다.

 

 


 

파닥파닥의 꿈 내용.

 

꿈인지 알았는데.. 꿈이 아니였어..

 

 

 

 

- 올드넙치에게도 사연이 있었다. 그렇게 살 수 밖에 없었던

 

노래와 영상이 너무 좋타!

 

파닥파닥은 영화는 지극한 성인, 그것도 생각하며 진중한 영화를 좋아하는 성인을 위한 영화다.

 

 

한국에서 만든 블록버스터 애니메이션 '원더풀 데이즈'

흥행신화를 쓴 '우리를 나온 암탉'

 

보다 100배쯤 뛰어나다!

 

원더풀데이즈야 원래 졸작이였고,

우리를 나온 암탉은 그래도 아동 타겟 눈높이로 접근했고, 성우를... 배우로.. 문소리,유승호를 써서.

손발이 오그라들었는데..

 

전문 성우가 목소리 연기를 하니 관객의 입장에서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며 영화에 몰입할 수 있었다.

연기를 잘하는 거랑 애니메이션 목소리 연기를 잘하는 거랑은 다른 분야인 듯 싶다.

 

정말 간만에 시계 안 보며 본 영화.

여운이 남아서 엔딩크레딧이 올라갈 때 까지 음악을 들어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