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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Movie

재일교포들의 스스로 학교 지키기 - 우리학교 + 박치기 & GO

by 리먼 2015. 4. 14.

 재일교포들의 스스로 학교 지키기

우리학교

 

그리고

재일교포 3,4세 청춘들의 일본 살아가기

박치기 & GO

 

 


'우리학교' 

일본 훗카이도의 조선학교에 대한 다큐멘터리 영화이다.

알다시피 훗카이도는 북한보다 북쪽에 있는 일본 최북단의 섬으로서, 매우 춥다.

그곳의 유일한 조선학교인 혹가이도조선초중고급학교의 이야기이다.

 

 

프롤로그로 나오는 자막에서처럼 일본에는 80여개의 조선학교가 있고,

한반도 남쪽 사람들에게는 잊혀진 존재라고 한다.

 

일제강점기 이후, 분단된 남/북한.

분단 전의 조선이라는, 존재하지 않는 국적을 선택하여 살아가는 사람들(재일동포).

그들은 남한도 북한도 심지어 일본도 국적으로 선택할 수 있다.

하지만 자신의 나라는 북한도 남한도 아닌 조선이므로

기호로만 존재하는 조선을 선택한 사람들이다.

 

그런 그들에게 남한은 일본에서 살아가는 재일동포들의 일은 알아서 해결하라는 기민정책을 추구한다고 한다.

게다가 대한민국 국적을 선택할 수 있으면서도 하지 않은 사람들이므로.

하지만 북한에서는 조총련을 통해 조선학교를 지원해 준다고 한다.

 

조선학교는 일본에서 정식 학교로 인정받지 못하기에, 일본 정부로부터의 제대로 된 지원도 있을 수 없다.

(대한민국에서 베트남학교를 졸업한 후, 대학 입시를 치룰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인듯)

그렇기에 학교를 중심으로 뭉친 지역사회원들끼리 돈을 모아 책상부터 구매하면서 학교를 유지해 왔다고 한다.

 

그런 그들에게 북한쪽이니 빨갱이 라는 표현은 참 이기적인 표현이다.

영화에서도 나오지만, 북한이 대포동 미사일 발사했다가 너희 학교 학생을 죽여버리겠다고 협박전화를 거는

일본 극우파 세력과 다른 것이 없다.

 

그들은 조선인일 뿐이고, 그들의 손길을 뿌리친 남한보다

어떠한 이유와 노림수가 있든지 간에 그들을 도와주는 북한에 좀 더 가까울 수 밖에 없다고 보여진다.

애착이 생긴 북조선의 축구국가대표가 되기 위해 대한민국 국적을 포기하고 북한 국적을 취득한

정대세 선수와 같이.

 

 

일본에는 남한에서 지원하는 학교는 없는 것 같다.

뿐만 아니라, 추성훈, 이충성 같이 유망한 재일동포 운동선수들이

대한민국의 태극기를 달고 뛰는 날을 꿈꾸며 노크했지만, 대한민국은 언제나 그들에게 냉정했다.

그들은 재일동포일 뿐, 한국(대한민국)사람이 아니므로..

그들은 일본에서 한국사람으로서 사는 삶이 힘들어도, 나를 지탱하는 조국인 한국이 있다는 생각으로 살아왔는데

그 괴리감으로 인한 상처가 매우 크다고 한다.

 

 

영화를 보면, 선생님들이 직접 요리를 해서 기숙사 학생들과 함께 밥을 먹는다.

 

 

담임이 정해진 선생님에 따라 진심으로 기뻐하고 즐거워한다.

 

 

선생님이 애가 생겼다니까 얼싸안고 기뻐해주는 모습이 참 보기 좋다.

우리 자랑스런 대한민국에서는 이런 모습을 상상해 볼 수나 있었을까?

 

 

선생님이 결혼한다고 다 같이 축하해주고, 축가도 불러주고.

 

 

개학식, 종업식 등을 다함께 웃으며,

 

 

합창도 하며 즐겁게 진행한다.

물론 나름 시골지역이고, 학생수가 적고, 입시위주의 학교시스템이 될 수가 없기에 더 그럴 수 있다.

(일본 대학 입시를 치루려면 조선학교의 수업 이외에 입시 자격 시험부터 치뤄야 한다고 한다.)

 

하지만 그보다 이렇게 내가 부러운 눈으로 훅가이도조선학교를 쳐다보는 것은,

경쟁에 치우쳐, 남을 밟고 올라서기 위해 사는 것이 아닌,

서로 함께 도와가며 살아가자는 그들의 마음이 느껴지기 때문인 것 같다.

이는 북한사상의 좋은 점이 긍정적인 방향으로 반영되어서 생겨난 것 같다.

 

 

또한 학교 선생님들도 봉급이 적어 애가 생기고 하면 선생을 지속하기가 어렵다고 한다.

그래서 대체로 젊은 선생님이 많다고.

젊은 시절에는 자신의 모교를 위해, 사명감과 열정을 가지고 조선인의 정통성 유지를 위해 임하지만

살아가다보면 현실적, 경제적인 벽에 부딪힌다고.

 

한국어 자격검정 1급 시헙을 통과한 후 암으로 죽은 신경화 선생님은 20년간 이 학교에서 있었다고 한다.

그래서 새로 취임한 선생님은 전부 신경화 선생님의 제자라고^^

 

 

 

여학생들은 치마저고리에 남학생들은 일본식 교복이다. (추운 훗카이도에서 치마저고리;;;)

정통성을 지키는 것은 좋은데 왜 여학생만???

한국의 가부장적인 유교문화로서 여학생들만 치마저고리를 입는 것으로 정해졌던 것 같다.

남자가 한복을 입으면 활동성이 불편해서의 이유도 있을 수 있다. 여자는 조신히 있으면 된다는.

다 떠나서.. 훗카이도는 너무 추울텐데 치마저고리는 불쌍하다..(영화에서도 나오는 장면이다)

 

영화를 보면서 느꼈는데, 일본에서는 남한에서만큼이나 북한을 적대시 한다고 한다.

 

즉, 미국=남한=일본 <-> 북한

이런 느낌이 아닐 까 싶다.

 

그래서 조선학교에서 조선말로 공부하는 것은 좋은데, 조선인이라고 드러내고 다니는 치마저고리는

무서울 것 같다. 극우단체에서 죽이겠다고 협박전화까지 하는 세상인데..

그리고 검은색 치마저고리도 뭔가 일제강점기 시절의 유물이라는 느낌도 난 강하게 받는다.

 

 

잠시 다른 영화 이야기를 해보면, 박치기와 GO 라는 영화가 있다.

둘 다 재일교포 고등학생 이야기이다.

 

 

박치기는 완전 명작! 우선 재밌다!

물론 일본배우들의 한국어 발음은... 알아듣기가 힘들다. ㅋㅋ

주 내용은 조선학교에 다니는 일진들과 일본학교에 다니는 일진들의 싸움 이야기이다.

시비는 조선학생들이 입고 다니는 치마저고리에서부터 시작한다.

뭐 눈에 띄니까 조센징이라고 시비를 거는거지.

 

 

시비의 주인공인 여주인공. 사와지카 에리카

 

 

오다리기 죠도 나온다! 카메오 수준이지만.

 

 

조선학교 짱. 오래전에 봐서 인물 이름은 생각이 안난다.

여튼 영화에서 보면 재일동포로 조선인으로서 일본을 살아가기에 조금 더 힘들게 살아가서

조금 더 삐쭐어져 있는 학생들이 그려져 있다. 하지만 그런 그들이기에 우애는 누구보다도 단결되어 있다.

 

 

 

영화에 나오는 노래 '임진강'

일진이 아닌 착한 친구는 라디오 방송에 나가 '임진강'을 부르려고 한다.

친구에게의 선물이였을 것이다.

하지만 북한 노래라고 못부르게 한다..

 

노래가 나오면서 친구의 복수를 하기 위해 조선학교 일진과 일본학교 일진이 대규모 전투를 벌인다.

 

오래전에 봐서 잘 생각은 안나지만, 노래를 부르는 그 심정과 한이 학생들의 한과 오버랩되어서

가슴을 울렸었다.

 

 

 

그리고 GO는 권투선수였던 조총련계 아버지에게서 엄격하게 자란 고등학생 이야기이다.

딱히 조선인이다라는 자각이나 자부심도 없지만, 아버지 때문에 조선학교를 다닌다.

그러다 일본학교로 옮겨 일본이름으로 살아가지만, 그렇다고 자신이 일본인이 된 건 아니였다.

이건 더 오래전에 본 영화라서 더 기억이 잘 안나지만,

주인공이 답답함의 표출이자 싸움의 과정인 '치킨런'이 인상적이였다.

달려오는 기차 앞에서 뛰어가다가 늦게 빠지는 사람이 이기는 게임.

 

 


 

다시 우리학교로 돌아와서.

정대세편의 힐링캠프를 봐도 알 수 있듯이.

조선학교는 입시와 취업 뿐 아니라 운동선수로서의 길도 장애물 천지다.

예전에는 대회 자체 출전도 할 수 없었고, 지금도 조선학교에는 사람수가 부족하기에 제대로 된 팀을 꾸릴 수 조차 없다. 그렇기에 프로 운동선수가 되기 위해선 제대로 된 팀이 있는 일본학교로 전학을 가야 한다.

 

영화에서 훅가이도조선학교의 최초이자 유일한 일본교원이 축구부감독으로 있다.

잠시 방문하였다가 조선학교의 함께하는 분위기가 감명받아 스스로 축구부를 맡게 되었다고 한다.

훅가이도조선학교의 축구부는 단순히 이기고, 우승하고, 커리어를 쌓기 위해 뛰는 것이 아니다.

물론 실력자체도 좋지 않아 이기지도 잘 못하지만, 그게 전부가 아니다.

학교란 그들 지역사회의 구심점이기에 학교의 축구팀은 일본사회에서의 조선사회의 존재를 알리는 것이다.

마치 국가대표의 경기처럼 그들은 임한다. 그 모습이 멋지다. 비록 거의 지지만.

 

 

고등학교 졸업반 22명 중 조선국적이 17명, 대한민국 국적이 4명, 일본 국적이 1명이다.

하지만 대한민국 국적 취득 시 남한에서의 지원이나 일본에서의 혜택이 주어지기에

대한민국의 국적 취득자가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뭔가 씁쓸하다....

 

 

고3인 그들은 만경봉호를 타고 북한 평향으로 졸업여행을 떠난다.

영화의 감독인 김명준 감독은 미처 가지 못했다고 한다.

대한민국 국적인 사람은 만경봉호를 타고 평양에 들어올 수 없다고.

 

감독이 물어본다. 조선학교 선생님에게.

남한으로도 학생들과 함께 졸업여행 오고 싶지 않냐고.

 

물론 가고 싶다고.

하지만 남한으로 가기 위해, 대사관을 들러야 하고.

대사관을 들르면 항상 들려오는 왜 대한민국 국적을 취득하지 않느냐는 이야기.

그런 이야기를 들으며 그런 노력까지 하면서까지 가야하는지 잘 모르겠다는 이야기를 했다.

 

 

만경봉 호에 접근하지 못하고 멀리서 찍고 있는 김명준감독을 향해 소리치는 학생들.

저 순박한 마음이 보기 좋았다. 그와 대비되게 만경봉호 입항 금지 데모를 하고 있는 일본극우파 세력들.

졸업여행은 그냥 가게 해주면 안되는 걸까?

  

 

졸업식.

모든 졸업하는 학생들이 한명씩 앞으로 나와 자신의 연사를 한다.

형식적인, 똑같은 이야기가 아닌,

함께해준 동무와 선생님에 대한 이야기, 즐거웠던 추억들, 앞으로도 언제까지나 잊지 말자는 맹세.

참 진지한 목소리로 감정을 실어 이야기하는 용감하고 당당한 우리학교 학생들 이였다.

 

 

 

 대한민국, 남한에서

우리나라 통일되어야 한다고 말하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우리 살기 힘들어지니까 통일되면 안된다.

참 이기적인 생각이다.

비록 내가 아닐지라도 언젠가 남한에서 태어난 자손에게 금강산을 드라이브로 다녀올 수 있는 환경을

못 주는게 부끄럽지 않은가. 라는 생각이 드는 영화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