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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Movie

가버나움

by 리먼 2019. 1. 28.

누군가를 태어나게 한다는 것. 그만큼의 무게를 질 수 있는자는 어디에 있을까? #가버나움

#인샬라
신의뜻대로

아랍 문화권에 전반적으로 퍼져있는 현재 주어진 자신의 운명에 순응하며 사는 그들의 종교 또는 삶 또는 무기력함.

#레바논 의 수도 #베이루트 의 빈민가. 낡은 단칸방에서 몇명인지도 모를 동생들과 부모와 함께 사는 #자인

무책임한 부모 대신 자인은 길거리에서 음료를 팔고, 슈퍼일을 도우며 가정을 책임지고 있다.

가난한 부모는 자식들의 미래에 대한 고민은 커녕, 출생신고조차 하지 않는다. 어차피 그들의 인생도 자신처럼 밑바닥 인생일 것이기에.

시궁창 같은 현실에서 어떻게든 탈출하고 싶은 자인. 무책임하고 무능력한 부모가 싸질러놓은 동생들과 함께.

그런 어느날 부모는 아직 11살인 여동생 #사하르 를 어느 짐승같은 놈에게 시집보낸다.
동생의 더 나은 삶을 위해서라는 명분으로. 방값 해결이라는 실리를 취하고선.

자인을 집을 나선다. 남은 동생들에게 미안하지만 더이상 그 집과 부모에게선 미래를 찾을 수 없었다. 그리고 그만큼 어린 자인에게 부모의 행동은 상처가 컸다.

우연히 흘러들어간 놀이동산에서 만나 따라간 #에티오피아 여자 #라힐

그녀는 아이가 생겨 일하던 집에서 쫒겨난 불법체류자이자 그녀의 아이 #요나스 의 엄마이다.

그런 라힐과 요나스, 자인은 함께 지내며 그들만의 잠시의 행복한 시간을 보낸다.

하지만 라힐이 불법체류자로 잡혀가고, 요나스와 자인은 다시 남겨졌다.

자인은 이젠 자신이 책임져야 하는 요나스와 함께 어떻게든 현실을 타파해보려 하지만 아마 12살 짜리 아이가 할 수 있는건 없었다.(자인은 출생신고를 하지 않아, 부모도 기억하지 못해 몇살인지 모른다. 치아상태로 추측할 뿐)

결국 자신의 부모와 마찬가지로 요나스를 위한다는 명분아래, 자신이 떠나기 위한 가벼움을 택한 자인.

그러나 자인은 떠날 수 조차 없었다. 자신을 증명할 수 있는 서류조차 없어 해외로 팔려나갈수도 없었다.

서류를 찾아 집을 찾은 자인이 듣게된 시집간 여동생 사하르의 죽음. 어린 나이에 임신과 심한 하혈로 병원을 찾았으나 병원에서 받아주지 않았다. 신원확인이 되지 않기에. 그렇게 사하르는 병원 문턱에서 죽었다.

자인은 사하르를 임신시킨 사하르의 남편을 찾아가 칼로 찌르고 교도소에 수감된다.

우연히 본 티비 프로그램에 사연을 보낸 자인.

 '나를 세상에 태어나게 한 부모를 고소하고 싶어요.


자인은 신과 운명을 믿지 않는다. 자신들을 버러지 같이 살게하는게 신의 뜻이라면 따르지 않겠다고 한다.

반면 부모는 모든게 신의 뜻이라고 한다. 우리가 이렇게 가난하고 버러지같이 사는건 신의뜻이며, 자신도 다른 부모에게서 태어났으면 좀 더 좋은 부모가 되었을 것이라고 한다.

그런 부모는 사하르를 떠나보내고 또다른 생명을 잉태했다. 무책임하고 대책없이 신의뜻이라고.

자인은 판사에게 말한다.

자신의 부모가 더이상 아이를 낫지 못하게 해달라고. 더이상 자신같이 불행한 아이가 태어나선 안된다고.

그 크고 아름다운 눈으로 판사와 부모를 똑바로 보며 분명하게 말한다. 자신은 신의 뜻을 거역하고 말겠다고.

마지막에 자인은 한장의 사진을 찍는다. 교도소 수감사진인가 했는데, 자신의 출생신고서류에 쓰일 사진이다.

자인은 처음으로 싱긋 웃는다.
그리고는 영화는 끝이 난다.

이 영화는 난민과 취약계층을 그들의 시선에서 정말 생생하게 그려냈다. 그들이 원하는 건 부귀영화가 아닌 단지, 인간다운 존중과 사랑을 받고 싶을 뿐이였다.

어떤 이유인지는 모르겠지만, 주연배우인 자인역의 #자인알라피아 뿐만 아니라 아역배우들이 실제 레바논에 있는 #시리아난민 이고 전문배우가 아니라고 한다.

그들은 현재 가버나움 단체에 의해 다른 국가로 보내져 돌봄을 받고, 학교를 다니고 있다고 한다.

자인의 크고 맑은 눈망울에서 아픔과 절망 대신 이제는 희망을 볼 수 있으면 좋겠다. 그리고 이 영화를 만든 #나딘라바키 가 영화를 통해 전하고픈 메시지가 퍼져나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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