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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Movie

[황해]김윤석의 만랩 사기 캐릭터 면가!

by 리먼 2015. 4. 14.

[황해]김윤석의 만랩 사기 캐릭터 면가!

 

 

이 포스터가 영화를 제대로 표현한다고 생각한다. 내가 보기엔 황해는 나홍진, 김윤석, 하정우의 영화라기보단

면가(김윤석)의 영화다. 개장수이자 브로커인 면가는 연변의 암흑가.. 라기보다는 밑바닥의 왕! 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라고 생각된다.

 

스포일러 주의!

 

우선 이 영화 '황해'는 황해를 건너 남한에 입국하는 연변 아저씨 구남의 이야기를 하고 있다. 구남(하정우)와 면가(김윤석)와 김사장(조성하)이 김승현사장이라는 인물을 죽이면서 벌어지는 이야기인데... 단 한번도 상황을 속 시원히 이야기 해 주지 않는다. 영화 시작부터 끝날때까지 쟤가.. 쟤가.. 얘는 또 왜... 얘를 죽이지? 하는 추측을 계속 해야지 상황을 간신히 쫓아갈 수 있다. 너무나 관객에게 불친절한 영화이다. 얼기 설기 이곳 저곳 얽혀있는 관계와 영화를 이해하기 위한 노력, 영화의 씁쓸한 분위기 마저 류승완 감독의 부당거래와 닮았는데.. 그보다 10배쯤 관계가 복잡하고 100배쯤 불친절하며, 1000배쯤 잔인하다. 부당거래 정도도 보기 힘드셨던 분들이면.. 황해는.. 절대 봐선 안된다. 

 

우선 200명쯤은 죽는 거 같다. 확실히 100명은 넘게 죽이는 듯. 물론 다 죽이는 이유와 상황이 공감되긴 하지만 죽이는 거 자체가 싫은 여자분들은 봐선 너무 재미없을듯.

그리고 영화는 즐겁고, 유쾌하고, 통쾌하고, 멋진 장면을 보고 싶은 분들도 봐선 전혀 만족감이 없을 듯 싶다. 특히 머리를 쓰고 싶지 않을 때는.. 황해를 보지 않길.

 

 

스토리 따라가기

 

연변에 사는 택시기사 구남은 마작을 하며 하루하루 보낸다. 아내는 한국에 돈벌러간다고 나갔는데

이 과정에서 아내가 빌린 부채가 구남에게 돌아와 구남을 괴롭힌다. 하지만.. 구남은 한시도 아내를 잊지 못한다.

 

 

그러던 어느 날. 사채업자가 소개시켜 준 면가를 구남은 만나게 된다.

 

'니 한국가서 사람하나 죽이고 와라' 는 면가의 제안을 받은 구남

 

빚과 홀어머니와 자식을 위해, 한국에 있는 아내를 찾기 위한 여러가지 목적이 합쳐져 구남은 결국 제안에 응하게 된다.

 

배를 타고 남한에 밀항하는 장면은 너무나 리얼했고, 죽여야 할 상대 주위를 맴도는 구남의 모습도 너무나 리얼했다.

 

구남은 타겟을 관찰하면서 아내의 행방을 추적하기 시작한다. 아내의 행방을 알게 되었다. 왠 트럭운전사와 함께 살고 있는 것 같다. 그 집으로 찾아갔더니.. 집이 난장판이다. 좀 더 기다리고 싶지만.. 오늘 안에 타겟을 처리하고 연변으로 돌아가지 않으면 가족이 위험하다! 그래서 옆집 아저씨에게 그 여자가 들어오면.. 붙잡고 있어달라고 부탁을 하고 일을 처리하기 위해 돌아간다.

 

 

... 결국 구남은 그 남자를 죽이지 못했지만 그 남자는 죽었다.. 그 남자를 죽인 그 놈들은 무엇일까?

경찰에 살인용의자로 구남은 쫓기게 된다. 경찰 뿐만 아니라.. 누군가 다른 집단도 구남을 쫓고 있다.

 

 

그 배후에 있는 것은 김사장. 죽은 김사장과 친구사이였다는데.. 왜 죽이라 그런 걸까?

 

이 김사장 역도 너무 잘 어울렸다. 조폭을 거리느고 있는 기업인. 깡패라기 보단 깡패를 활용해 비즈니스를 하는 기업인이란 느낌이다. 면가에게 당하는 순간과 위기에 몰릴때면 나타나는 방어적인 모습과 히스테릭적인 모습이 김사장을 제대로 표현했다.

 

'그렇게 하죠'

 

김사장이 김사장을 죽이기 위해 죽은 김사장의 운전수를 포섭했는데.. 그 운전수가 위험을 덜기 위해 또 대역을 쓴 것이다. 그 중 하나가 구남이 된 것이고.

 

그렇기에 김사장은 구남이 경찰에 잡히기 전에 먼저 구남을 잡아야 한다. 죽이든 살리든.. 어쨋든 경찰에게 꼬리를 밟혀서는 안되기 때문에 구남을 경찰보다 절대로 먼저 잡아야 한다! 그 과정에서 김사장은 구남을 연결해 준 면가의 존재를 알게되고 부하인 최이사를 면가에게 보낸다.

 

 

-최이사 나올때 웃김. 사진의 오른쪽. ㅋㅋㅋ 면가에게 잡혀있는 모습.

 

이제부터 만랩 면가의 활약이 시작된다. 김사장의 오른팔인 최이사는 면가를 죽이기 위해 급습하지만.. 만랩 면가에게 처절하게 패하고, 사로잡혀 면가의 비즈니스를 위한 패가 된다. 면가는 최이사를 이용해 김사장을 만나 구남을 직접 잡겠다고 한다. 물론 돈을 주면.

 

'우리 최이사는 어디갔나~' 하고 면가가 최이사를 친근하게 부를때는 마치 '우리집 강아지 메리는 어디있니~' 하고 부르는 거 같은 느낌.

절대적인 힘으로 굴복시켜 이용하는 면가.

 

면가는 연변의 밑바닥의 왕일 뿐. 정치계의 큰 손이나, 돈이 많은 것도 아니다. 또한 면가의 부하들은.. 그냥 조선족 노동자들일 뿐이다. 전문적인 전투스킬도 없다. 그렇기에 면가의 실력으로 밑바닥이 왕이 되었다는 것을 설명해주듯.. 면가의 실력은 최고다! 어떤 상대를 만나도 두려워하지 않고 꺽어버리며, 방심조차 하지 않는다.

 

 

그 중 하이라이트는 족발 격투 신이다. 면가를 다시 죽이기 위해 급습을 하는 김사장의 부하들. 면가는 눈에 보이는 족발을 부여잡고 살벌하게 전투를 치른다. 수 많은 김사장의 병사들을 헤치우고 혼자 살아남은 면가는 김사장의 아지트로 여유롭게 들어간다. 물론 김사장의 수 많은 병사들을 아지트에서 마저 해치우고 나서.. 면가가 하는 말.

 

'김사장, 돈은 마저 줘야지'

 

면가는 지극히 현명한 사람이다. 공격을 받았기에 살기 위해 죽였을 뿐이고, 복수를 위해서가 아니라 틀어진 일이라도 바로잡아 돈을 받기 위해 김사장의 아지트로 찾아간 것 뿐이다.

 

면가는 만랩이다. 중간 중간 칼에 찔리고 베이기도 하지만 결국은 다 해치우고..김사장에게 상처를 붕대로 묶게 할 정도의 여유도 있다.

 

하지만 그런 만랩 면가에게 도망간 구남도 있다. 구남은 단순히 한 사람을 죽이고 오면 돈이 생길 줄 알았으나.. 일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았다. 아내도 못 만났고 타겟은 딴 놈이 죽였지만.. 가족때문에라도 연변으로 다시 돌아가야 하는 구남. 약속장소로 나갔으나.. 없다... 애초에 여기서 만날 수 있는 곳이 아니다. 구남을 한국으로 보낼때부터 돌아올 배편을 준비해 놓을 생각은 없는 것 같다.

 

구남은 경찰에게 쫓기면서도 사건이 왜 일어났는지,, 누가 자기에게 김사장을 죽이라고 한 건지 찾기 시작한다. 어차피 연변에 돌아갈 수도 없고.. 아내는 죽어버렸고.. 자기도 곧 죽을 수 밖에.. 아니여도 잡힐 수 밖에 없는 것을 알기 때문에 마지막으로 억울해서라도 사건의 전모를 밝히려고 한다.

 

그 과정에서 면가에게서 구남에게로의 살인의 의뢰가 다른 곳이라는 것을 알아냈다. (아마, 죽은 김사장의 아내의 불륜남이였던 것이다.-사실 단 한 장면이다. 죽은 김사장의 아내가 은행 창구에서 핸섬한 젊은 남자와 은행거래를 하는 장면. 그리고 그 남자의 이름이 면가에게로 살인을 의뢰했다는 주정뱅이가 받았다는 명함에 있던 이름이였다는 것 뿐)

 

그리고 김사장이 김사장을 죽이려는 의도도 마지막 대사로 추측해볼수 밖에 없는데..

 

"그 년놈들이 같이 붙어먹었어.."

 

라는 대사를 읉조린다. 아마 이렇게 말 했던 듯.. 너무 작아서..

 

그래서 나는 죽은 김사장이..살아있는 김사장의 불륜녀(연하녀)와 붙어먹었기에 김사장이 죽이려고 한게 아닌가 싶다. 사건이 벌어진 후 김사장이 불륜녀에게 몇 번이고 묻는 장면이 나온다. 뭐 아는 거 있냐고.. 단순히 그냥 젊은 여자를 첩으로 대리고 있는 거였다면.. 굳이 긴장감을 만들 필요가 있었을까.

 

나의 추측으로는

 

죽은 김승현사장의 아내 -> 은행원 남자 -> 주정뱅이 -> 면가 -> 구남 -> 김승현

김사장의 불륜녀 -> 김사장 -> 죽은 김승현사장의 운전수 -> 조선족(킬러) -> 김승현

 

이런 과정으로 의뢰가 간게 아닐 까 싶다. 살인의뢰가 두 방향에서 진행된거지. 구남이 제한기간안에 일을 해야 했던 것은 그 기간이 지나면 다른쪽에서 일을 진행할 것을 안.. 누군가가 계획을 그렇게 한 것 같고.

 

 

황해라는 영화는 추격자와 비슷한 점도 많은 영화다. 김윤석과 하정우가 무진장 뛰어 다닌다. 둘 다 폐인이며, 영화의 분위기와 보고난 후의 느낌도 너무나 씁쓸하다. 그렇기에 나는 너무 재미있게 봤다. 연기력은 여전히 폭발이였고.. 꼬이고 꼬인 사건의 실마리를 풀어가는 재미가 쏠쏠하다.

 

남자의 입장에서 면가의 만랩캐릭터는 매우 매력적이다. 달콤한 인생의 죽여도 죽지 않는 좀비 같은 이병헌이 아니라 매우 덩치 큰 투사견, 호랑이 같은 느낌이랄까. 면가가 전투 중에 입는 상처는 아프긴 해도 치명적이진 않다. 그런것쯤은 무시하고 적들을 제압한다. 하지만 조금씩 누적된 상처는.. 결국.. 면가를 무너지게 만든다. 올드보이의 오대수보다 더 강하고 터프하다.

 

ps. 사실 이건 리뷰라기보다는... 내가 정리하는 거다. 황해라는 영화의 기승전결이 너무 복잡했기에. 또 그리고 내 추측이 맞는 건지도 궁금했고.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