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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Movie

[풍산개]결국은 소통되지 않는 남북의 분단을 말한다.

by 리먼 2015. 4. 14.

풍산개

 

2011.06.

 

감독 : 전재홍 / 제작 : 김기덕

 

 

 

풍산개는 주인공(윤계상)이 피는 북한산 담배 이름이다.

극 중 인옥이 주인공에게 풍산개를 닮았다고 하기도 한다.

 

아마 주인공은 과거 북한 혹은 남한의 공작원 출신으로

풍산개처럼 강인하며, 충성스러웠겠지만,

어떤 연유로 인해

혼자 살아가며, 지금의 일을 하게 되지 않았을까?

 

(풍산개란 담배가 진짜 있겠죠? 근대 반미를 외치는 북한상품에..영어로 phung san 이라고 써 있는건가??)

 

 

주인공은 판문점의 돌아오지 않는 다리를 가끔 방문하여, 사연들을 수집한다.

그 중 (아마 자신의 마음을 울리는) 북한에 관련된 사연을 들어준다.

유품이나 편지를 전달해 준다거나, 사람을 빼온다거나..

 

 

이 영화에서 윤계상은 단 한마디도 하지 않는다.

단 한번 절규를 외칠뿐이다.

하지만 GOD 출신이였던 윤계상의 연기는 상상이상이였다.

말 한마디 하지 않지만, 그 표정과 눈빛!

불안한듯, 세상에 당하기 싫어 경계하는 눈.

하지만 무엇보다 맑고, 외로워 보이는 눈.

마치 떠돌이 개의 눈빛처럼.

 

윤계상의 연기와 액션(대역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리고 다부진 몸과 수염을 기른 거친 남자의 모습까지

 

이 영화는 오락적인 면으로 생각하였을 때

윤계상의 영화이다.

 

 

영화는 중반까지는 윤계상과 인옥, 망명한 북한측 간부의 이야기로 진행된다.

(영화 보기 전엔 이게 다일 줄 알았다.)

 

윤계상은 어떤 의뢰를 받게 된다.

(소원인 줄 알고 윤계상이 낚임)

북한으로부터 사랑하는 여자를 빼와달라는.

 

사실 남한으로 망명한 북한측 고위 간부를 정부에서 감시하며, 북한측 정보를 보고서로 작성중인데,

간부의 작업능률향상을 위해 소원을 들어준 것이었다.

간부가 북한에서 사랑했던 인옥이를 빼와달라고.

 

 

무사히 인옥을 빼와 넘겨주지만, 인옥과 주인공 사이에는 왠지 안타까움이 남아있다.

그러면서 남한 정부측에서 주인공을 붙잡는다.

 

"너 어느쪽이야? 남쪽이야? 북쪽이야?"

 

이러면서 시작된 윤계상의 쌩고생.

 

 

억울함인지, 돈을 못받았기 때문인지, 인옥을 보고 싶어서인지,

탈출한 주인공은 간부와 인옥을 납치한다.

 

 

그러면서 시작된 간부의 불안과 질투.

암살에 대한 긴장속에 살아가고 있던 간부에게 인옥이는 위안이었다.

그렇게 생각했던 인옥이 왠 남자를 걱정하는 것이었다.

 

 

인옥 역시 사랑하는 남자를 찾아 왔다.

하지만 이 남자는 예전의 그 남자가 아니였다.

남한의 물질주의에 물든건지, 무서움에 미쳐가는건지,

인옥에게 집착하며 그 사랑을 물질로 표현한다.

 

 

어느 편도 속하지 않았고

단 하나 원하는 것을 위해..

주인공은 남측, 북측, 권력과 집단이라는 것에 몇 번이나 이용만 당하고 버려진다.

 

자신의 편이 아니라면, 전부 다 배제하고 배척하는 이상한 사회.

국가도 종교도 가족도 개인도.

 

 

윤계상은 너무 멋있었고, 가끔 훗, 웃음이 나오는 영화였다.

심각한 상황에서 일상적인 대사가 웃겼다.

 

하지만 영화 자체는 재미는 없었다.

느낄 수 있는 것도 없었다.

 

너무 많은 것을 보여주려고 했고,

자신의 주장을 전달하기 위한 메시지가 지루했다.

 

남한과 북한. 이념의 벽.

SNS 시대인데도 소통되지 않는 나라. 정부. 사람.

 

 

마지막 장면에서의 상황설정은 정말 좋았다.

자신을 괴롭히고, 좌절을 선물해준것은 같지만

서로간에 적대하는 두 세력을

한 방에 몰아넣는다.

그리고 무기를 제공한다.

 

 

마치 미국과 소련의 힘겨루기의 연습용 무대로 쓰이면서,

무기 소비처로 사용된

한반도처럼.

 

 

이 좋은 설정이 그저 그렇게 끝나서 참 아쉬웠다.

메시지 전달보다 관객이 영화에 감정이입할 수 있게 좀 더 깔끔한 각본이었다면

명장면이 될 수도 있었을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