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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Movie

그래도 나는 나아간다 #너의 눈을 들여다보면

by 리먼 2023. 6. 11.

고요함 속에 꿋꿋함. 그래도 나아간다. #너의눈을들여다보면

호텔 룸메이드이자 복서인 케이코는 귀가 들리지 않는다. 고요한 세상 속에서 혼자 살아가던 케이코는 말하제 않아도 상대를 느낄 수 있는 권투가 좋았다.

그러나 그런 권투도 이제 그만두고 싶다. 자신의 능력이 특출나지도 않고 권투를 통한 미래보다 이재는 여자로서 안정적으로 살아가고 싶기 때문이다. 아픈것도 싫고.

그러나 자신의 청춘을 함께했던
자신을 이해하고 가족같던 체육관 사람들과 헤어지는 것은 싫다.

주먹을 부딪히는 것 이외에는 말한 것이 없지만 누구보다 자신을 이해하고 공감해주는 그들을 위해 다시 한 번 링 위에 선 케이코.

그러다 쓰러진 관장님을 위해 처음으로 소리내 본 의욕은 무참히 링위에서 스러져갔다. 처음으로 상대방을 쓰러트리고 이 승리와 함께 찾아가고 싶었는데.

우리 인생이 그렇다.
하고자 하는 것은 맘대로 되지 않는다.

체육관은 문을 닫고 경기는 졌다.
그걸 되돌릴 수는 없고 할 수 있는 것은 없다.

그러나 누군가는 마지막 조명아래 땀을 흘리고 현실을 받아들이며 다음을 준비한다. 샌드백을 치우며 기념사진을 찍고 소속선수의 체육관 이적을 시킨다.

그런 것이 씁쓸하지만 씁쓸한만큼 따뜻했다. 아련한만큼 가슴속에 저릿하게 남아있을 추억이다.

이 영화는 청각장애인 여자 복서의 이야기라기보다 자기 맘대로 되지 않는 현실을 받아들이고 나아가는 자세에 대한 이야기다.

만남이 소중하듯 이별도 중요하다.
어떻게 보내주고 어떻게 나아가는지.

어렵다면 그냥 하던대로 해도 되지 않을까?

불꺼진 체육관에서 들리는 줄넘기 소리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