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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Movie

더 페이버릿

by 리먼 2019. 3. 9.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여자들의 선택  #더_페이버릿

소녀와 같은 감수성, 외롭고 고독하여 기댈곳과 친구가 필요한 영국의 여왕 앤(#올리비아콜맨)

자신이 원하는대로 나라를 운영하기 위해 앤의 기댈곳이 되어주는 여왕의 오랜친구 사라(#레이첼와이즈)

가문과 함께 몰락한 자신이 살아남기 위해, 다시 올라가기 위해 앤이 필요한 에비게일(#엠마스톤)

#요르고스란티모스 감독의 전작들만큼 기괴한 상상력과 깊은 메시지는 없었지만, 섬세한 심리묘사와 긴장감과 몰입감이 넘치는 연출은 여전했다. 게다가 와이드앵글로 보여주는 왕실의 화려함의 초록의 숲은 눈으로 즐기는 재미도 함께 선사해준다.

또한 위트있는 대사와 캐릭터들은 전작들에 비해 가벼운 마음으로 볼 수 있는 요르고스란티모스 식의 잘만든 오락영화라고 생각한다.

나는 이 영화에서 엠마스톤의 아비게일 매력에 푹 빠졌다.

살아남기 위해 어떤 취급도 견딜 수 있고 무슨 일이든 할 수 있는 에비게일. 자신의 현실을 정확히 파악하고 자신이 활용할 수 있는 카드를 적극적으로 이용해서 기회를 스스로 만드는  적극성. 무엇보다 다시 올라가고야 말겠다는 그 간절함이 와닿았다.

자신이 앤을 활용하여 올라가기 위해선 사라가 차지했던 앤의 옆자리를 차지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사라를 떨어트릴수 밖에 없다. 자신의 자리의 안전을 위해선.

이 영화에서 사라와 에비게일의 사격게임하는 장면이 3번 나온다. 이 게임하는 장면에서 둘의 위치와 힘을 알 수 있다.

처음엔 사라의 완승이였던 게임이, 두번째에선 접전 끝에 에비게일이 이긴다. 특히 이때 에비게일은 사라와의 대화 시 슬며시 총구를 사라에게 겨누고 있다. 이제 너의 시녀에서 벗어나 올라가겠다는 이빨을 드러낸 장면으로 이 감독의 연출력에 소름끼쳤다. 그리고 세번째 게임에선 이미 그들의 위치는 바뀌어 있었다.

아마 에비게일은 앤에게 어떠한 감정도 없을 것이다. 그냥 가까이 갈수록 얻을 수 있는 힘과 기회를 알고 있기에 앤이 원하는 사랑을 줄 뿐이다. 따뜻하고 자상한.

반면 사라는 앤을 진심으로 사랑한 것 같다. 앤을 사랑하기에 거짓없이 솔직하게 대한다. 그것이 때로는 앤에게 상처가 된다해도.

사라는 아마 남자로 태어나고 싶었을 것이다. 나라를 이끌고 전쟁에 나서고 싶지만, 여자인 자신은 여왕의 힘을 빌어 나라를 운영해갈 수밖에 없다.

그래서 사라는 카리스마 있는 모습으로 앤을 휘어잡지만, 에비게일은 앤을 따뜻하게 감싸준다.

앤도 알고있다. 사라의 사랑과 에비게일의 목적을. 하지만 앤은 사라의 압박이 숨막힌다. 때로는 자신이 편하게 기댈수 있는 포근한 가슴이 필요하다.

그리고 사라가 원하는대로 나라를 운영해가야 하는 것에 대한 부담감도 너무 크지만, 사라는 개의치않고 몰아부친다.

앤이 말한다. 에비게일은 너처럼 바라는게 없다고.

앤은 사라의 사랑을 떠나보냈다. 에비게일 때문이라고 보일 수 있지만, 앤의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앤은 에비게일은 자신을 위협하는 사라가 떠나가면 더이상 사랑을 주지 않을것이라는 걸 알고있다. 하지만 나라를 운영해야하는 여왕의 의무를 다하기위해 눈물을 삼키며 사라를 떠나보냈다.

정말 모든배우의 연기가 너무 끝내줬다. 감독의 연출을 정말 200%표현했다고 생각한다. 그들간의 미묘한 신경전과 자리싸움을 표현하기 위해선 연기가 부족했다면 이 영화는 어중간해지고 말았을 것이다.

아 사라의 반대세력으로 나오는 할리 당주의 #니콜라스홀트 의 능글하니 침착하게 수를 쓰는 야당대표의 연기도 좋았다.

#the_favori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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