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Review/Movie

영주

by 리먼 2018. 12. 7.

미움보다 큰 외로움 #영주

어느 날 갑자기 부모님을 잃고 동생과 함께 살아가고 있는 영주. 학교도 때려치우고 일을 하고 있지만 부모님과 함께 사는 집을 지키는 것 조차 버겹기만 하다.

그러던 어느 날, 괴로운 중2 동생은 사고를  치고 영주는 동생의 사고를 수습하기위해 300만원이 필요하다. 돈을 구하기 위해 사방팔방으로 알아보지만 돌아온 것은 차가운 시선과 약육강식의 사회.

그러던 중 영주는 자신의 부모님을 사고로 죽인 사람을 찾아간다. 마지막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
"사람 안 필요하세요?

영주는 두부장사를 하는 그 사람, 아저씨와 아줌마 부부와 함께 일을 하게된다.

아저씨는 5년전 그 사건으로 인해 아직까지 밤만 되면 술을 찾는다. 아줌마는 그런 아저씨와 병에 걸린 아들을 챙기며 살고 있다. 그런 아들이, 그런 가족이 영주는 부럽다.

영주는 딸처럼 대해주는 아줌마가, 아줌마가 주는 따뜻한 정이, 잊고 지냈던 19살의 평범한 딸일 수 있는 지금 이 순간이, 좋다.

부모님이 죽은 후, 영주는 단 한순간도 딸이고 아이였던 적이 없다. 동생을 책임져야하고 가족을 이끌어야하는 가장이었다. 하지만 영주는  단지 19살의 소녀일 뿐이다.

그렇기에 영주는 아줌마와, 그 부부와의 이 관계를 깨트리고 싶지 않다. 그곳에 있으면 포근했으므로.
.
"미안해야할껀 엄마아빠야. 먼저 죽어버리기나하고. 그 사람들은 내가 좋대.

아줌마, 아저씨가 함께 하고 싶던 영주는 용기를 낸다. 사실 자기는 아저씨가 죽인 사람들의 딸이라고.

영주는 그만큼 그들과 함께하고 싶었고, 그럴 수 있을것이라 믿었다. 그들이 나에게 준 따뜻함은 진심이였으므로.

하지만 가해자인 그들은 피해자인 영주를 볼 수 없었다. 미안하고 죄책스러운 마음에, 함께 있으면 자신들이 평범하게 살아갈 수 없는 이기적인 마음으로.
.
"이제 그 아이 얼굴 어떻게봐요.

영주는 다리위에서 목놓아 운다. 목숨을 놓아버리려다 운다. 그리고는 운동화를 고쳐신고 집을 향해 걸어간다.

영주가 다시 웃을 수 있는 날이 빨리 오면 좋겠다.

#김향기 의 연기는 너무 좋았고,  주제도 너무 좋았지만, 조금은 단순한 연출이 아쉬웠다. 영주의 갈망을 조금 더 섬세하게  했으면 어땠을까?

'Review > Movie'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세상의 끝까지 21일  (0) 2018.12.20
안녕 나의 소녀시절이여  (0) 2018.12.13
렛미인(스웨덴,2008)  (0) 2018.12.02
킹덤오브헤븐  (0) 2018.11.30
바그다드카페  (0) 2018.11.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