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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Book&Toon

나는 상처를 가진 채 어른이 되었다

by 리먼 2015. 9. 24.

나는 상처를 가진 채 어른이 되었다

 

 

우연히 듣게 된 애정유형과 그 것이 삶에 미치는 영향,

우연히 이것을 다룬 책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어 찾아보았다.

 

 

심리학자 오카다 다카시의 '나는 상처를 가진 채 어른이 되었다'

 

내가 이 책, 주제에 가진 관심을 100% 만족시켜주었다. 다르게 말하면 이 책을 찾는 사람들은 다들 비슷한 목마름을 경험했을것이라 생각된다. 무언가 부족하고 결여되어 있으며, 현재에 행복감을 느끼기보다는 어딘가 있을 행복을 찾고 싶을 것 같다.

 

 

책의 표지와 머릿말에는 다음과 같은 구절이 적혀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해결되지 않은 애착의 상처를 안고 있다. 마음의 문을 꽁꽁 닫고 상처와 마주하기를 피하는 회피형, 버림받을지도 모른다는 불안에 하루의 생활이 위태로운 불안형, 주별 사람들을 통제함으로서 위안을 받는 통제형 등 안정되고 균형 잡힌 삶을 살기 위해서는 해결되지 않은 애착의 상처를 회복해야 한다.

 

'제2의 유전자'라고도 불리는 '애착'은 선택된 특별한 사람과의 보이지 않은 끈으로 인간이 행복하게 살아가는 데 가장 중요한 토대가 된다. 어린 시절에 형성된 '애착'은 사람의 심리와 행동을 지배하여 우리의 생활방식뿐만 아니라 대인관계, 연애, 자녀양육법까지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막연하게 그럴 꺼 같다고 느껴왔던 부분을 머리로 이해하고 지식으로 받아들인 기분이였다.

 

어릴 적 야구를 하자고 친구를 부를 때도 10번씩 전화를 하며 불러대는 아이가 있었는가 하면, 나 같은 아이는 "야구 할래?" 라고 1번 묻고 반응이 없으면 포기해버렸다. 그런 성격이 형성되는 것이 DNA에 새겨져있는 유전적인 부분도 있지만, 70~80%는 후천적인 성장환경, 특히 생후 6개월에서 1년 반, 길게는 5년 동안의 부모와의 애착이 어떻게 형성되었느냐에 따라서 결정된다는 것이다. 쉽게 말해 충분한 애정을 받지 못한 아이는 사람에게 기대하지 않거나 반대로 매달리게 되기도 하지만, 충분한 애정을 받은 아이는 사람에게 애정을 주는 것도 받는 것도 두려워하지 않으며 상실할 경우에도 상대적으로 쉽게 회복한다는 것이다.

 

애착 유형은 크게 애착안정, 애착회피, 애착불안으로 나뉘고, 회피와 불안이 동시에 일어나는 공포/회피형이 있다고 한다

 

애착안정은 엄마와 떨어지면 울거나 불안을 나타내지만, 엄마가 다시 나타나면 기뻐하며 순순히 엄마에게 안기려 한다. 엄마가 안전기지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기에 스트레스를 느낄 때 알맞는 애착행동을 한다. 하지만 애착회피는 엄마에게 떨어져도 거의 반응이 없고, 엄마와 다시 만나도 반가워 하지 않는다. 혼자 잘놀고 성숙해보이지만 엄마에게 안전기지로서 기대가 없기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아도 애착행동을 일으키지 않는다. 그에 반면 애착불안은 엄마와 떨어지게 되는 것에 지나치게 두려움을 느끼며 집착행동을 한다. 엄마라는 안전기지가 불안하기 때문에 진정이 쉽게 되지 않고 울음이 많다. 엄마가 다시 나타났을 때 화를 내며 안기기를 거부한다. 

 

마음의 모순을 안고 있는 공포/회피형 애착은 애착회피와 애착불안이 강하게 공존한다. 대인관계를 피하고 집 안에만 틀어박혀 있으려 하는 회피적인 성향과 다른 사람의 반응에 민감하고 버림받을지 모른다는 불안적인 성향이 동시에 발행하여 대인관계는 더욱 복잡하게 얽혀 있으며 불안정하다. 자신을 속속들이 드러내기 힘들지만 남에게 의지하고 싶은 마음이 강하며, 사람을 믿지 못하면서도 다른 사람과 관계에서 안정을 찾으려고 하는 마음의 모순을 지닌 애착장애 중 가장 해결이 어려운 유형이다. 

 

충분한 애정을 받은 애착안정을 제외한 경우인 애착회피나 애착불안은 심해지면 애착장애로 발전하게 되며, 경계성 인격장애나 의존증 또는 과식증의 증가로 표현되기도 한다. 애착장애를 가진 사람은 누구도 마음으로 신뢰하거나 존경하지 못하고 비딱한 태도를 취하는 한편, 상대의 안색을 민감하게 살피는 모순된 성향을 지니고 있다고 한다. 존경할 수 없는 상대지만 그에 의지하지 않고는 살아갈 수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요즘 많아지고 있다는 결혼 회피하는 청년이나 초식남이 경제적, 사회적 구조 문제 뿐만 아니라 애착회피의 경향 중 하나라고 책에서는 말하고 있다.

 

대인관계에서도 안정된 애착유형을 지닌 사람끼리 파트너가 되면 원할하지만, 반대로 불안정한 애착유형을 지닌 사람간에 파트너 관계가 형성되면 자주 싸우거나 혹은 회피하게 된다. 그렇기에 불안정형 애착유형을 지닌 사람끼리보다는 어느 한쪽이 안정형인 커플이 관계의 안정성은 월등히 좋아지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처음부터 애착안정인 사람이 아니라고 해도 실망할 것은 없다. 성장하면서 스스로 상처를 치유하면서 안정기지를 찾게 되면 회피형이나 불안형이 안정형으로 변화하게 된다. 이 때 찾게되는 제3의 안전기지는 부모를 대신한다기보다는 기대어 쉴 수 있는 곳이자 마음의 안정을 찾을 수 있는 것이다. 친구나 연인이 안전기지가 될 수도 있지만 반려동물, 책이나 영화 등을 통해서도 안전기지를 찾을 수 있다. 공감대가 형성되고, 자신을 이해해주는 안전기지를 만나게 되는 것이 애착장애극복에 중요한 요소가 된다.

 

 

애착장애를 극복한 사람은 특유의 아우라를 발한다

 

책에서는 다양한 애착장애를 극복한 사례를 말하고 있다.

일본 작가의 책이니 만큼 일본의 국민작가인 나쓰메소세키의 사례도 자주 나오는데, 친부모에게 버림받은 경험으로 평생을 신경질적이고 우울한 생애를 살았다는 나쓰메소세키에게 글쓰기는 하나의 애착장애에서 벗어나기 위한 행동이였다고 말하고 있다. 쉽게 사람을 믿지 못하고 살아온 그는 '나는 고양이로소이다'를 포함해 대부분의 책들이 인간을 풍자하고 비판하는 내용을 토대로 하고 있다.

 

또한 애플의 창업자 스티브잡스 역시 친부모에게 버림받았다. 그로 인해 매우 산만하고 반항적인 젊은 시절은 보낸 그가 유일하게 믿은 것은 이익 뿐 이였다. 그래서 비즈니스를 통해 대성공을 하겠다는 야심이 있었고 그를 이뤘지만, 그것으로도 채워지지 않는 공허함이 있었다. 그런 그가 마음의 안정을 위해 최초로 의지한 것은 약물이였고, 그 후에는 동양철학에 끌리게 된다. 

 

그리고 그는 탐점을 고용하면서까지 친부모를 찾아 자신의 정체성을 확립하고자 했다. 그러다가 존재조차 모르던 여동생(모나 심프슨)을 찾게 된다. 그는 여동생에게 자주 전화를 하며, 동양철학 이외에 또 하나의 안전기지를 찾아냈다. 

 

많은 사람이 알다시피, 나쓰메소세키와 스티브잡스는 행복한 가정을 꾸리지 못했고, 누가 보아도 안정적인 성격이 되진 않았다. 하지만 그렇기에 역사에 남는 업적을 세우게 되었다. 이 두 케이스를 보면 애착유형을 결국 안정형으로 변화시키진 못했지만, 그것에서 벗어나기 위해 다른 것에 집중하다가 역량을 발휘하게 된다.

 

하지만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작가 마가렛미첼은 애착장애를 극복하고 안정형이 된 남편을 통해 안전기지를 얻었다고 한다. 파트너가 애착장애의 경험이 있기에 공감받고 이해받을 수 있기에 더욱 좋은 관계가 형성되었을 것이다. 작품에서도 스칼렛의 변덕스러움을 버틀러가 꾸준히 받아주는데 본인의 경험이 녹아있지 않을까 한다.

 

 

이렇게 책을 읽으면서 막연히 느끼고 있던, 내가 원하는 애착유형과 관계에 대해 체계적으로 정리가 된 것 같다.

안전기지를 찾고 싶은 갈증에서 책과 영화 등을 계속 찾게되었고, 사람에게 받지 못한 애정을 동물에게서 갈구하게 된 것 같다.

또한 안전기지가 될 수 있는 공감대가 형성되는 사람을 찾고 싶지만, 공감대가 형성되는 사람은 불안정형 애착 유형을 가지고 있고 사람과 애정에 대한 신뢰가 적기에 가까워지다가도 쉽게 끈을 놓아버리게 된다. 그렇기에 불안정한 나를 잡아줄 안정형인 사람을 만나야 하지만, 안정형으로 살아온 사람과는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기에 깊은 관계가 되기 어렵다. 즉 공감대가 형성되는 사람과의 끈질긴 관계를 위해 노력하거나 안정형인 사람에게 기댈 수 있어야 한다. (애착장애를 극복했기에 공감대도 형성되지만 안정적인 사람을 만나는 것이 제일 좋겠지만^^)

 

 

책의 뒤에 나와있는 자가 테스트를 해보니,,엄격히 한 것 같긴 하지만,,

회피 16점, 불안 12점, 안정 4점 로 공포/회피형이 나와버렸다;;;;

하지만 반박할수도 없는 현실..ㅜ_ㅡ

 

 

결론은 동반자는 남편이고 아내가 되는 것 보다 서로 이해하고 보다듬어줄 수 있는 사람을 만나야 하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