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어와 소년의 만남 #조제호랑이그리고물고기들
최애영화인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 애니메이션이 개봉했다길래 바로 보러 갔다.
다나베 세이코의 단편집 속 하나의 이야기인 원작.
유명한 이누도잇신 감독의 동명의 영화.
한국판 리메이크인 김종관 감독의 조제.
그리고 타무로 코타로 감독의 동명의 애니판 영화.
개인적으로 이누도잇신 감독의 조제를 너무 좋아하지만, 애니판이 그 다음으로 좋았다.
영화판 원작이라고 볼 수 있는 이누도잇신의 작품은 지독히 현실적이고 회색빛이다. 장애를 가지고 살아가야 하는 조제와 지독히 건강한 츠네오가 청춘의 찰나를 함께 할 순 있지만 평생을 함께하기엔 그들은 너무나 현실을 알고 있다.
하지만 애니메이션에서의 조제와 츠네오는 동화 속 인어를 만난 소년이 언젠가 꿈을 이루고 다시 돌아와 함께 할 수 있다는 푸른 바다의 에메랄드빛 이야기를 하고 있다.
감정을 표현하는데 서툰 소년과 소년을 만나 처음 사랑이라는 감정을 느낀 인어처럼 그들의 감정은 어색하다. 어색한만큼 잔잔하게 스며든다.
그래서 영화에서는 그들의 사랑과 이별이 함께하지만, 애니에서는 엔딩 즈음에서야 사랑을 확인한다.
그리고 또 애니에서는 다리를 움직이지 못하는 조제를 육지에 올라온 인어로 은유하며 바다와 물고기를 이야기하지만, 영화에서는 조제는 자신를 해저 바닥을 데굴데굴 굴러다니는 조개에 비유한다. 저 바닥에서 헤엄치는 물고기들과 푸른 빛을 바라보는.
영화에서는 츠네오는 조제의 감정을 선택을 거의 이해하지 못한다(사진을 보며 그때 즐거웠었지 추억하며) 그에 반해 애니에서는 츠네오는 사고로 인해 조제와 같이 육체의 자유로움이 뺏기는 경험을 통해 조제의 아픔을 어느 정도 이해한다. (그리고 선배인 조제가 츠네오를 위로하고 응원한다)
조제와 츠네오 둘 사이에 국한된 것이 아닌, 전체적으로 영화에서는 사각지대의 취약한 그러면서 거추장스러운 존재로 조제를 그리고 있는 반면, 애니에서는 서로간의 따뜻한 그러면서 함께 헤엄쳐 나가는 동료로서 조제를 바라보고 있다. (조제의 할머니와 집만 봐도 명백히 다르다. 영화에서의 할머니는 조제를 세상 부끄러운것으로 여기지만 애니에서는 손녀의 위험으로 인해 밖에 나가는 것을 걱정하고 있다. 또한 집도 영화에서는 나갈 수 없는 조제의 황량한 거주지의 느낌이지만, 애니에서는 조제와 할머니가 함께하는 아늑한 아지트의 느낌이다. )
좋은 원작을 바탕으로 이런 다양한 작품들을 만날 수 있어 기쁘다.
김종관 감독의 조제는... 한지민이 참 예뻤고 조제스러웠다.
#조제영화비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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