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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Movie

윤희에게

by 리먼 2020. 3. 12.

부치지 못한 편지에 전한 진심 #윤희에게

너와 만났던 시절에 나는 진정한 행복을 느꼈어.
그렇게 충만했던 시절은 또 오지 못할거야.
모든게 믿을 수 없을만큼 오래 전 일이 되어버렸네.

그때 너에게 헤어지자고 했던 말은 진심이였어.
부모님은 널 사랑한다고 말하는 내가 병에 걸린거라고 생각했고, 난 억지로 정신병원에 다녀야 했으니까.

결국 난 오빠가 소개해주는 남자를 만나 일찍 결혼했어.
이 편지에 불행했던 과거를 빌미로 핑계를 대고 싶진 않아.
모두 그땐 그럴 수 밖에 없었던 일이라고 생각해.
나도 너처럼 도망쳤던거야.

결혼식을 올리던 날
우습게도 가장 먼저 떠올렸던 사람이 너였어.
모르는 사람들의 축하를 받으며
이곳을 떠난 네가 행복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럤어.

나는 나한테 주어진 여분의 삶이 벌이라고 생각했어.
그래서 그동안 스스로에게 벌을 주면서 살았던 것 같아.

너는 네가 부끄럽지 않다고 했지.
나도 더 이상 내가 부끄럽지 않았으면 좋겠어.

그래.
우리는 잘못한 게 없으니까.

언젠가 내 딸에게 네 이야기를 할 수 있을까?

용기를 내고 싶어.
나도 용기를 낼 수 있을꺼야.
.
.
ps.나도 가끔 네 꿈을 꿔




눈 내리는 삿포로가 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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