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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Movie

민주주의 사회의 <소수의견>

by 리먼 2015. 6. 29.

민주주의 사회의 <소수의견>



2015년에 개봉한 2013년 작 소수의견.


사회부조리를 집어내는 의미를 강조하고 재미는 중시하지 않는 영화일지 알았는데,,

2시간의 런닝타임이 짧을 정도로 엄청 재밌었다!!! 


긴장과 이완이 적절히 배치되고 스토리가 부드럽게 흘러가서 엄청 몰입하며 봤다.

꽤 많은 캐릭터가 나오지만 더하지도 덜하지도 않게 적절한 타이밍에 각자의 역할을 수행하고, 한쪽 면에 치우치기보다는 다양한 관점으로 사건을 바라보기에 이런 류의 영화들이 가지고 있는 감독의 방향성이 투영되지 않아 오히려 편안하게 영화와 캐릭터들에 공감되면서 영화를 관람할 수 있었다.


(영화의 소재 자체가 편안할 수는 없겠지만)



영화 <소수의견>은 특정 사건을 다루고 있는 영화는 아니고 픽션에 기반한다.

하지만 누구나 본 영화를 통해 2009년에 일어난 용산참사를 떠올리게 된다.


※용산참사란?




영화는 국선변호사 윤진원(윤계상)이 박재호(이경영)의 변론을 맡게되면서 시작한다.


윤진원은 특별한 이념이 있다기보단 딱히 다른 선택권이 없어 국선변호사를 하고 있고, 민사 전문(이혼 소송 전문) 변호사 장대석(유해진)과 단짝이다. (둘 다 법조인으로서 라인을 타지 못한 비슷한 처지여서 더 그런 듯)



경찰이 집행한 철거민 진압작전에서 의경을 죽인 죄로 살인치사 혐의를 받고 있는 박재호.

하지만 그 박재호 역시 그 진압작전에서 용역깡패에 의해 아들을 잃었지만, 의경 살인과는 별개.


이런 사실만을 알고 있던 진원은 박재호를 만났다고 뜻밖의 말을 듣게 된다.

자신의 아들을 죽인 것은 용역깡패가 아니라 의경이었다고!



진원은 사건에 대한 경찰기록을 요청하지만 거부당한다. 뭔가 이상하다고 느끼고 있던 진원에게 열혈 사회부기자 공수경(김옥빈)이 찾아온다. 진압작전이 정상적으로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오랜만의 김옥빈, 이쁘구나~


진원은 수경의 인맥으로 만난 정치인으로부터 철거민 진압작전이 그렇게 빠르고 급하게 이루어질 수 밖에 없었던 배경(결국 돈 때문이지 뭐..)에 대해 듣게되고 해당 사건을 깊게 파기로 한다


여기서 진원은 이 사건을 하나의 기회로도 생각하는 뉘앙스가 보이는데 이런 점이 영화의 리얼리티를 살려주는 요소라고 생각한다.


-유해진,, 영화에서 완전 멋있음! 대놓고는 아닌데 그 은근히가 섹시함!! 윤계상보다 더!!!


힘 있는 쪽은 어느 쪽~?

당연히 검찰쪽이지. 법조인들의 최상부이자 경찰과 정부를 등에 업고 있는.


검찰은 다양한 방법으로 진원을 방해하고, 국선변호사인 진원으로서는 진행할 수 없었던 경찰의 작전 중 벌어진 살인사건에 대해서는 용역깡패가 아닌 정부가 책임져야 한다 는 국가에 소송을 대석의 이름하에 진행하게 된다. 국민참여재판이라는 방식으로

(여기서 대석이 참여하는 과정이, ㅎㅎ 인간미 쩐다)


기존에는 경찰의 철거민 진압작전과 상관없는? 용역깡패가 철거민 박재호의 아들을 살해했다는 관점에서 박재호의 의경 살인사건만을 다루고 있었다.


-국민참여재판을 맡은 판사(권해효)


국민참여재판을 들어만 봤었는데, 해당영화를 통해 조금 이해가 되었다. 국민들이 배심원으로 참여해서 판결에 의견을 전달하는 국민참여재판, 헐리웃 영화에서 많이 나오던(미국에선 좀 더 일반적인 거니까 그렇겠지?)..

하지만 법조인들을 귀찮아서(시간 많이 걸리고 번거로운.) 싫어하는 국민참여재판


-홍제덕 검사 역을 맡은 김의성. 표정연기 짱! 저 비열하면서 절박한 표정


아 스토리를 다 말해버리고 싶지만, 그럼 너무 스포가 되니까...ㅜ_ㅠ


-김의성의 처절한 연기 덕분에 영화가 제대로 산 것 같다


영화는 대립구조는 크게 이렇게 나뉘어 지는 것 같다.


1.박재호 사이드 : 진원,수경,대석의 주도하에 이루어지는 여론들

(매체가 들쑤시고 여론이 일어나니까 검찰(국가)측이 수습하려 하고)


2. 검찰(국가) 사이드 : 홍검사를 필두로 검찰,경찰,정부 그리고 법조인들

(어떻게든 사건을 덮어야 유리한 집단 또는 자신들의 권위를 지켜야 하는 집단)

홍검사도 사실 어떻게보면 하나의 총알받이일 뿐.


3. 사건을 통한 순수 피해자 : 소중한 아들을 잃은 아버지(장광)


4. 사건을 이용하는 사람들 : 사건을 통해 인지도를 얻으려는 정치인과 이득을 위한 비즈니스가 필요한 조직 


-어느 날 갑자기 아들을 잃은 아버지. 아들을 죽인 박재호의 재판을 참관하고 있다


-진원과 이야기 중인 박재호역의 이경영. 


내가 이런 사회부조리 다루는 영화들을 좋아하는데 이경영 배우님 이런 영화에 많이 나오시는 듯..^^


법조인의 권위에 대항하는 '부러진화살'

안기부의 민주화 고문실 이야기 '남영동 1985'

광주에 계엄령을 내렸던 그분 죽이기 프로젝트 '26년'

줄기세포 거짓논문 파문을 일으킨 황우석 박사 사건을 다룬 '제보자'


-재판을 마치고 나온 진원과 대석. 어떤 판결을 받아냈을까요?


보는 사람마다 엔딩의 느낌은 다를꺼라고 생각되지만 나는 나름의 해피엔딩이라고 생각한다.



대한민국의 철저한, 그리고 처절한 현실을 다룬. 하지만 어딘가에서 사람 체온이 느껴지는 법정 영화


각자의 위치와 상황과 관점에 따른 행동이 그래도 공감되는 영화

(물론.. 대를 위해 소를 버린다..밟아버린다..는 것에 공감할 순 없지만)


한 사람의, 우리 인생을 결정할 수 있는 그래서 삼권분립이 필요한 법조인들의 정부와 연결되어 있다는 점과 폐쇄된 커뮤니티가 가지는 위험성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되는 영화.

(로펌이 나와 다양한 커뮤니티가 생겼다는 것은 긍정적면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배우들의 연기가 너무 캐릭터에 녹아들었고 캐릭터 설정이 적절해서, 배우들 이름보다 캐릭터 이름이 먼저 떠오르는 잘 만들고 잘 연기한 좋은 영화


다수를 위한, 다수의 의견을 따르는 민주주의 사회에서

소수를 위한, 소수의 의견을 다시 한 번 생각해 보는 영화


누구나 소수가 될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하면 좋겠다.


변호인만큼 수작인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