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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Movie

이름없는 새

by 리먼 2019. 3. 28.

잃어버린 사랑을 찾아헤매는 여자, 그런 그녀를 사랑하는 남자 #이름없는새

백화점에 대여점에 괜한 시비를 걸며 너희도 불쌍하다며 자위하는 토와코 #아오이유우

그런 그녀는 한 20살은 많은 듯한 가진것 없고 볼품없고 남자답지도 못한 진지 #아베사다오 의 집에 얹혀 산다.

진지는 토와코가 연인으로서 자신을 바라봐주길 바라지만, 토와코는 진지를 동거인이라고 말한다.

진지의 집에서 그의 용돈을 받으며 그를 모욕하며 토와코는 진지의 사랑과 그늘에 기댄체로 항상 다른 남자를 쫓는다.

하지만 진지는 그런 토와코의 모습을 못본척한다.
마치 아무것도 못보고 못들었다는 듯이.

토와코는 그런 진지를 향해 더욱 심한 모욕과 함께 그의 앞에서 자신이 기댈 다른 남자의 품을 찾는다.

마치 진지의 옆은 자신이 있어야 할 곳이 아닌 몰아치는 비바람을 피해 잠시 머문 낡은 처마일뿐이고, 저기 어딘가에 있을 따뜻하고 황홀한 둥지를 찾아 사랑을 찾아 헤매고 있다.

사실 토와코는 8년전 사랑했던 남자 쿠로사키 #다케노우치유타카 에게 버림받았다. 그에게 사랑이란 허울로 이용당하고 그에게 짓밟혔다.

하지만 그녀는 아직도 그가 준 큐빅 귀걸이를 다이아라고 믿고 싶다. 그의 품에서 느낀 따뜻한 온기를 여전히 기억하고 있다.

그렇기에 그녀는 진지의 사랑과 보살핌에 대한 감사함보다는 그 온기에 대한 갈증에 목이 탄다.

그녀는 찾아헤매던 따뜻한 품을 다시 찾았지만 곧 깨달았다. 이 온기 역시 허상일 뿐이라는 것을.

하지만 그녀는 이 허상뿐인 온기에 매달린다.
이것도 허상이라면 어디로 가야할지 모르겠기에.

그런 그녀를 바라보는 진지가 있다.
그는 그녀가 행복해지기만을 바란다.

자신을 바라보지 않아도,
자신의 곁에 있지 않아도.

진지는 그녀가 행복하기 위해서
부족한 자신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한다.

그녀를 위해 밥을 차리고,
그녀를 위해 돈을 벌고,
그녀의 욕정을 해소시켜주고,
그녀를 위해 생명보험을 들었다.

그는 그녀의 뒤를 쫓는다.
다 낡은 자전거를 타고선.

그것은 자신을 떠날까봐 불안에 깃든 감시가 아닌,
그녀가 다칠까봐 우려가 담긴 보살핌 이었다.

그는 단지 그녀가 아프지 않고,
그녀가 제발 행복해지기만 바랬다.

아마도 진지는 토와코의 결여를 사랑했나보다.
사랑의 결여를 알고 있는 진지는 사랑을 잃어버린 토와코의 아픔을 누구보다 알고 그것을 껴안아주고 싶었나보다.

그래서 자신은 메꿀 수 없었던 그것을
토와코는 반드시 찾아서 행복하기를 바랬나보다.
자신을 대신해서라도.

사실 처음에 토와코는 자신의 인생을  바꿔줄 백마탄 왕자님을 찾고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토와코는 8년 전 잃어버린 사랑의 그림자를 여전히 찾아헤매고 있을 뿐이다.

그렇지 않으면 그를 사랑했던 시간과  그를 사랑했던 자신이 부정당하는 것이기에 토와코는 어떻게든 그것을 되찾고 싶었다. 그것이 허상일지라도.

사실 토와코도 알고있다.
잃어버린 것을 인정하고, 새로운 둥지에서 쉬면 행복해질 수 있다는 것을.

하지만 그러기에 그녀는 겁이 많았다. 잃어버린 것을 받아들이기 위해 자신을 내려놓을 수 없었다.

토와코는 진지를 모욕하는 중에도 진지의 질문에 대답했고, 진지를 쳐다보지 않아도 진지의 곁에 있었다. 진지가 차린 음식을 먹었으며, 진지의 어설픈 행동에 투명한 미소를 지었다.

그만큼 토와코에게도 진지는 필요한, 특별한 사람이었다.

로맨스 스릴러처럼 흐르던 이 영화는  결말에 빠져있던 퍼즐을 보여주며 진지의 토와코에 대한 절대적인 사랑을 드러낸다.

그만큼 긴장감 있는 몰입감과 인물들에 대한 공감에 가슴아렸다. 연기들도 너무 좋았다.

원작인 책제목이 '그녀가 그이름을 알지 못하는 새들' 이다.

토와코는 자신의 사랑과 진지의 사랑을 알지 못했다.
아니 애써 그 감정의 이름을 알지 않으려했다.

그녀는 진짜 사랑을 알게되는게 두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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