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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Movie

소공녀

by 리먼 2018. 3. 24.
#소공녀

담배와 위스키, 마음 놓을 수 있는 친구이자 연인인 한솔(#안재홍 )만 있으면 이 세상이 살만했던 미소(#이솜 )에게 위기가 닥친다. 2500원이였던 담배가..4500원으로 오른 것! 게다가 월세도 5만원 올려줘야 되는 상황. 미소는 담배를 지키고 집을 포기하기로 한다. 집을 떠나 친구들을 찾아 여행하기로.

이 시놉시스가 너무나 끌려 기대하고  보았지만..영화 자체가 엄청 매력적이지까진 않았다. 아마 나는 미소의 캐릭터에 집중되어 좀 더 고난을 겪거나(홈리스의 거친 삶) 또는 자기만의 행복을 좀 더 파스텔톤으로 찾기를 기대했던 듯 싶다. 하지만 재밌었고 의미도 메시지도 있었던 영화라고 생각한다.

미소는 가족이 없다. 또는 가족이 없는 것 처럼 산다. 그리고 머리가 세는 병?이 걸려 약을 먹는다. 그리고 자신을 이해하는 연인이 있다. 대학을 중퇴하고 직장생활을 했다가 지금은 언니들 집을 청소해주는 가사도우미를 하며 살아간다.

아마 미소는 돈이 없어(가 가장 큰 이유로) 대학을 그만두고, 직장생활을 했었지만 자신을 잃는것이 두려워 주체적으로 할 수 있는 자신의 일로 가사도우미를 하며  살아간다. 금전적으로는 언제나 고민이고 그래서 냉기로 가득찬 방에서 알몸이 되기 힘들어 연인과 잠자리도 몇달째 가지지 못하는 겨울을 보내고 있지만 불행하지 않다. 좋아하는 것들과(담배,위스키,한솔이) 함께할 수 있으므로.

미소는 대학 때 친구들을 찾아간다. 잠시 여행 또는 빌붙기 위해서. 하지만 영화 속에서 집이 있고, 직장이 있고, 가정이 있는 친구들이 더 불행해보인다. 그들은 그것들을 가진 대신 자신의 소중한 어떤것을 포기하였지만, 미소는 소중한 것들과 함께하기에.

한 친구는 미소에게 이렇게 말한다. 너는 염치없다고.

남들 다 포기하며 세상에 맞추며 사는데, 너는 너가 하고 싶은데로 산다고. 그래서 담배와 위스키를 가지는 대신 집은 포기하고 우리집에 머물고 있는 미소는 염치없다고.

맞는 말이다. 4500원짜리 담배와, 바에서 마시는 13000원짜리 위스키 한잔은 홈리스에게 사치일 수도 있다. 하지만 고통도 주관적이듯이 행복도 주관적인 것이다. 미소에게 칼바람은 버티면 되는 것, 담배와 위스키는 없는 삶은 의미가 없는 것이다. 게다가 미소는 스스로 살아간다. 누구에게도 손벌리지 않고 의지하지 않는다. 친구에게 신세지러 간 것은 친구이기에 간 것이지 자신을 구해달라는 것이 아니다. 그렇기에 미소는 당당하게 살아간다.

이솜과 안재홍의 케미도 너무 재밌었고, 부동산 아주머니 #박지영 의 능청맞은 연기엔 10명의 관객이 함께 대폭소ㅋㅋ

영문 제목이 #microhabitat 한국말로 #미소서식환경 미생물, 곤충의 서식에 적합한 곳 이라며ㅋㅋㅋㅋ 센스 정말! 한국, 아니 우주에서 티끌만한 존재인 미소가 서식할 곳 이라니ㅋㅋ 한글 제목 소공녀도 우리가 아닌 동화속 제목이라기보단  작은 공간을 차지하는 여자 라는 뜻이 아니였을까

#전고운 감독의 장편데뷔작 인거로 아는데 앞으로 더 섬세한 우리 사회와 꿈을 보여주었으면 좋겠다.

ps. 헌혈 데이트 장면 너무 부럽. 피뽑아 영화보러가기 나의 로망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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